김무성·정홍원·김기춘 첫 회동
고위 당·정·청 회의서 거론
새누리당과 정부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당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 고위당직자가, 정부에선 정홍원 국무총리와 공무원연금 관련 주무장관인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고위 당·정·청 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두 번째로, 새누리당 김 대표, 그리고 김 실장이 취임한 이후엔 처음 열렸다. 지난해 6월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는 정 총리와 허태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황우여 당시 당 대표가 참석해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 논란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일요일 늦은 시간에 열린 회의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갖는 폭발성을 감안해 비밀리에 소집됐다고 한다. 만찬을 겸한 회의는 오후 6시30분쯤 시작해 세 시간여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연내 국회에서 처리해 달라고 새누리당에 요청했다. 그러나 당측은 ‘속도조절론’을 제시하며 난색을 표시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가 20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혁명과도 같은 조치여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무척 거세다”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선 이런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법안 통과에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당측에서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내년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새누리당에선 개혁안을 연말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표가 떨어지더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반발이 만만찮게 제기되자 야당과 충분히 협의한 뒤 시기를 늦춰 처리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 같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시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장 성과가 시급한 현재 권력(청와대)과 다음 선거를 의식한 미래 권력(여당) 간 충돌”이라며 “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개혁안의 처리는 물 건너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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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공무원노조 “총파업 포함 정권퇴진 투쟁”
전 지부장 결의대회 열고 삭발 투쟁… 분노 불붙었다
정부가 지난 1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 공무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본부(본부장 이충재)가 총파업을 포함해 정권퇴진 투쟁까지 불사할 것이라며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안전행정부는 17일 새누리당과 연금안에 대해 당정협의를 갖고 이날 오후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후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공적연금 개악저지를 위한 투쟁본부(공투본) 대표자들과 만나 정부의 개혁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공무원노조 등 공투본 대표자들은 “정 장관을 향해 잘못된 연금 개악안이라고 비난한 뒤,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할 것” 등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공무원노조 총력투쟁본부는 20일을 기점으로 비상행동에 돌입하고, 이날 오전 11시 안행부 후문에서 ‘전국 지부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공무원노조 본부장을 비롯 지부장 등 조합원 500여 명은 “정부의 연금 개혁안 또한 ‘개악안’이라 규정하고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특히, 이충재 위원장 및 부위원장, 본부장 등 중앙집행위원회 간부들은 ‘삭발’로 공적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결의했다.
이충재 위원장은 이날 “지난번 연금학회의 개악안을 투쟁으로 관 속에 묻었는데, 이번엔 정부가 그 개악안을 꺼내 포장만 바꾼 채 다시 꺼내 들었다”며 “절대로 받을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여전히 그들은 당사자를 배제한 채 밀실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에 전 조합원이 뭉쳐 총 파업을 포함, 정권퇴진 투쟁까지 함께 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MB정부의 4대강 사업 등 혈세 낭비 등은 분석조차 하지 않고, 박근혜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원인을 공무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공무원연금을 개악하려는 것은 ‘집에 도둑이 들어온 것’이다. 전 조합원이 뭉쳐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충재 위원장 등 중앙집행위원회 간부들의 삭발식이 이어졌다.
삭발 이후 이충재 위원장은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며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삭발 투쟁은 처음이다”며 “그 만큼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에 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집 성원 중 유일한 여성 간부인 서정숙 경기본부장은 삭발 이후 “내 자신과 내 가족만을 위해 삭발을 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삭발 한 것”이라며 “공적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위해 공무원노조 간부로서 강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삭발식 이후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청운동사무소와 정부종합청사 주변, 광화문일대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약 1시간 정도 1인 시위를 펼친 조합원들은 다시 안행부 후문에 모여 마무리 집회를 펼쳤다.
마무리집회에서 김중남 전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1월 1일 100만 공무원 총궐기 대회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조직하고 있다”며 “공무원노조가 중심이 돼 대한민국의 노후를 위해 우리 모두가 투쟁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공무원노조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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