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수급자 근로활동·경제실태 살펴보니
중소기업에 다니다 은퇴한 김기덕(63)씨는 작년부터 용달 일을 하고 있다. 은퇴 직후 조그만 사업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남은 퇴직금으로 1t트럭을 사서 시작한 용달 일로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번다. 김씨는 "국민연금으로 한 달에 40만원 정도 들어오는데 부부 생활비도 안 된다"며 "아들딸 결혼까지 시키려면 건강할 때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국민연금만으로는 생계조차 안 돼 일을 하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을 받는 경우엔 일을 하는 수급자가 18% 정도였다. 지난해 말 기준 만 60세 이상으로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32만3230원에 불과하다. 지금의 고령층은 국민연금 수급만으로는 생계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국민연금연구원 박주완 부연구위원은 "2011년 기준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는 51.8%가, 특수직역연금 수급자는 18.1%가 취업 상태"라고 15일 밝혔다. 특수직역연금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을 말한다. 박 부연구위원의 연구 결과가 담긴 '공적연금 수급에 따른 고령자의 근로활동 및 경제실태 분석' 보고서는 '월간 연금 이슈와 동향 분석' 8월호에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취업 중인 국민연금 수급자는 비임금근로자가 60%를 차지했다. 자영업자이거나 소규모 가족사업체에서 일하는 경우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된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는 상용직 근로자는 16%정도밖에 안 됐다.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고 있지만 수입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을 하고 있는 특수직역연금 수급자의 48.7%는 임금근로자였다. 이 가운데 상용직 근로자는 44.4%였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 10명 중 7명꼴로 '생계유지 때문'을 이유로 꼽았다. 공적연금 수급자 중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 52.6%가 '활기찬 생활'을, 29.0%가 '생계유지'를 구직 이유로 꼽았다. 특수직역연금 수급자는 상대적으로 연금 수급액이 많기 때문에 생활비를 벌기 위한 것보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면 그만큼 보험료를 내고 이자가 많이 붙어 연금 수급액도 많아진다. 하지만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처음 도입됐기 때문에 지금의 수급자 중 20년 이상 가입한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해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12만4468명에 불과하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280만3135명)의 4.4% 정도밖에 안 된다. 평균 수급액이 낮은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가 받는 월평균 금액은 32만3230원인데 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수급액은 84만8590원이다. 10∼19년 가입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41만1500원으로 20년 이상 가입자의 절반도 안 된다. 2011년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의 연 평균 지출은 1869만∼2007만원 정도였다. 국민연금만 받고는 생활이 안 되는 것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고령층조차 노후생활 유지를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할 정도로 노인층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안정한 노후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 경제기타 > 경제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부 "직장인 사업·이자(금융 소득 2000만원 이상) 소득에도 건보료 부과" (0) | 2014.09.12 |
---|---|
입원해서 여행상품 취소할 경우 통보시점 상관없이 위약금 없어 (0) | 2014.08.25 |
"돈 좀 뺄게요" 부자들 錢의 대이동 (0) | 2014.07.23 |
우체국 100개 없애고 700명 줄인다 (0) | 2014.07.22 |
해외여행 '선택 관광' 강제땐 최고 1억원 과태료 (0) | 2014.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