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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경주·합천농협 “감당할 수 없어 이자 못 준다”… 지역농협 신뢰도 흔들

그랜드k 2022. 12. 7. 19:10

정민하 기자입력 2022. 12. 7. 17:03수정 2022. 12. 7. 17:50

동경주와 합천농협에서도 높은 금리를 내세운 특판 상품에 감당하기 어려운 예수금이 몰려 만기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은행들의 수신(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역농협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에 있는 동경주농협은 이날 고객들에게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며 해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동경주농협이 7일 적금 가입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동경주농협은 이어 “작년까지 이월 결손금을 정리하고 올해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 또다시 이번 특판으로 인해 경영 악화로 인한 부실이 심히 우려스러워 염치불구하고 고객님들에게 해지를 호소드린다”면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리오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부탁드린다”고 했다.

동경주농협은 지난달 25일부터 최고 8.2% 금리의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 가입기간은 24~60개월로, 가입조건·대상 제한 없이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최대 기본금리인 8.0%를 적용받기 위해선 반드시 가입기간 24개월 이상으로 선택해야 한다.

당시 동경주농협은 상품 가입을 하루 정도 열어놨는데, 한도를 설정하지 않아 저축액이 만기가 됐을 경우 5000억원 정도가 될 정도로 예상을 초과해 고객들이 몰렸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동경주농협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1등급으로, 총자산은 1670억9600만원이다.

경남 합천군에 있는 합천농협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5일 합천농협은 최고 금리 연 9.7%의 특판적금을 출시했다. 최대가입금액은 제한 없고, 다수계좌개설이 가능하며 역시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 합천농협 역시 동경주농협처럼 비대면 가입 제한을 두지 않아 감당할 수 없는 예수금이 모였고, 이자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소비자들은 잇달아 지역농협 적금을 해지하고 있다. 동경주농협에 가입한 한 소비자는 “이렇게 많이 들어올 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 대책도 없이 이런 식의 일 처리라니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비자도 “5000억원이라는 폭탄을 안고 손 놓고 있는 거냐. 그저께 1금융권 5% 적금 다 해지했는데 어떡하냐”고 했다.

이날 오전 남해축산농협에서도 고객들에게 특판 적금을 해지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가입 금액 제한이 없다 보니 목표치의 100배인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남해축산농협 출자금은 약 73억5300만원, 현금 자산은 3억2900만원에 불과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렸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시중은행의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리 역시 6%를 넘어섰다. 당국은 은행이 높은 금리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당국의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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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 아차 실수”… 지역 농협, 적금 1000억어치 팔아

김진욱입력 2022. 12. 7. 15:05수정 2022. 12. 7. 15:46
 

경남에 있는 한 지역 농협이 10억원어치만 팔려던 연 10% 이상 고금리 적금을 실수로 1000억원어치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농협은 고객들에게 해지 권유 연락을 돌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A농협이 이달 1일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NH스마트뱅킹을 통해 비대면 판매한 'NH여행적금'에 1000억원어치 자금이 몰렸다. 가입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은 데다 최대 연 10.35%라는 고금리를 내걸면서 입소문을 탔다. 목표치의 100배를 판 것은 직원 실수 때문이다.

A농협은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상 가입한 고객에게 일일이 “해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해 경영 어려움에 봉착했다. 지역민이 피땀 흘려 만든 A농협을 살리기 위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A농협은 1000억원어치 적금에 연 10% 이상 금리를 얹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A농협 출자금은 73억5300만원, 현금 자산은 3억2900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9억1200만원 수준이다.

A농협 관계자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고객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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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망합니다. 제발 해지해주세요”… 남해축산농협, 10%대 이자로 유혹하다 날벼락

정민하 기자입력 2022. 12. 7. 15:54수정 2022. 12. 7. 17:42
 

상호금융기관인 남해축산농협에서 고객들에게 특판 적금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상호금융의 수신(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를 초과한 고객 유치로 은행이 파산하고 소비자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해축산농협은 이날 고객들에게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가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남해축산농협이 7일 적금 가입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남해축산농협은 이어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문자를 보낸다”면서 “고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남해축산농협은 각 지역 농업인이 출자해 세운 지역 단위 농협으로, 경남 남해군에 있다.

앞서 지난 1일 남해축산농협은 최고 연 10.25% 금리를 적용하는 NH여행적금(정기적금)을 출시했다. 대면 가입 조건으로 선납이연도 가능했다. 그런데 이날 약 2시간 가량 비대면으로 상품 가입이 가능해졌다. 직원의 실수라는 게 남해축산농협 측의 설명이다.

이를 알게된 고객들은 순식간에 적금에 가입했다. 가입 금액 제한이 없다 보니 목표치의 100배인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이 같은 상품을 여러개 가입하는 상황까지 펼쳐지면서 순식간에 예산이 바닥나게 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해축산농협 출자금은 약 73억5300만원, 현금 자산은 3억2900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해 당기순이익은 9억1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에 가입한 한 소비자는 “본인을 포함해 자발적으로 해지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끝까지 버틴다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이러다 은행이 망하면 원금도 못 건질까 봐 걱정이 된다”면서 “앞으로 다른 곳보다 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상품은 피해야 하나 재테크관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렸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시중은행의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리 역시 6%를 넘어섰다. 당국은 은행이 높은 금리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당국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월 25일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 내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같은 달 “수신금리 과당 경쟁에 따른 자금 쏠림이 최소화되도록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사태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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