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넘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뒤 "폴립이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화들짝 놀란다. '폴립은 곧 암(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폴립이 발견될까봐 대장내시경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겁낼 필요는 없다. 폴립이 '대장암의 씨앗'인 것은 맞지만, 검사 때 발견해 떼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식사 등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면 아예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양성 폴립이 암(癌) 되려면 10년 걸려
폴립은 양성(良性)과 악성(惡性)으로 나뉜다. 악성 폴립은 대장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양성 폴립은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 폴립이지만, 악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양성 폴립을 선종(腺腫)이라고 하며, 전체 폴립의 90%다. 그 때문에 폴립은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게 대장암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선종이 대장암으로 바뀔 가능성은 생성 10년 뒤는 8%, 20년 뒤는 24% 정도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폴립은 50대부터 잘 생기지만, 최근에는 30~40대에게서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며 "폴립이 암으로 바뀌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만 잘 받아도 초기에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립 주요 원인, 노화와 육식 위주 식습관
폴립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폴립이 잘 생긴다. 피부에 주름이 잡히고 검버섯이 생기는 것처럼 대장 점막에 폴립이 생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전국 7개 대학병원에서 2009~2011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30대의 17.9%, 40대의 29.2%, 50대의 39.5%, 60대의 50.2%, 70대의 59.5%가 용종이 있었다.
성별(性別)도 폴립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이 여성보다 폴립이 잘 생기는데, 여성호르몬이 폴립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도 폐경기부터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꾸준히 받을 필요가 있다.
대장 점막에 심한 자극을 주는 식습관도 폴립의 주요 원인이다. 육류는 채소나 과일에 비해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소화기관에 오래 머문다. 빨리 배출되지 않고 대장에 오래 있으면서 부패해 독성 물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이 독성 물질이 대장 점막을 공격하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폴립이 된다. 알코올도 대장 세포를 손상시킨다.
그런데 똑같이 육식을 즐기고, 술을 많이 마시는데도 누구는 폴립이 많이 생기고, 누구는 폴립이 안 생긴다. 구병원 송기환 부원장은 "유전적으로 폴립이 더 잘 생기는 사람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기나 술을 적게 섭취한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50세가 넘으면 누구든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나이 어려도 대장내시경 필요한 사람 있어
30~40대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을까. 육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최근에는 30~40대도 폴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50세 미만이어도 대장내시경 검사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 차재명 교수가 지난해 '한국형 진행성 대장 폴립 예측 모델'〈표 참조〉을 개발했다.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총점이 4점 이상이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대장암의 전단계이면서, 놔두면 빠른 시간에 암으로 진행되는 '진행성 대장 폴립'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폴립(polyp)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 납작하거나 동그랗거나 울퉁불퉁하게 돌출된 것을 말한다. 폴립 중에서 볼록하게 뿔처럼 돋아난 것을 용종(茸腫)이라고 한다.
[그래픽] 대장 폴립과 癌
[표] 진행성 대장 폴립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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