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가 막대한 공무원 연금 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연금개혁법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도(州都) 스프링필드를 관할하는 생거먼 카운티 법원은 일리노이주 연금개혁법이 공무원 혜택을 축소하거나 훼손할 수 없도록 규정한 주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존 벨즈 판사는 "연금 혜택은 어떤 경우에도 예외없이 보호되어야 한다"며 "일리노이주 연금개혁법이 공무원 은퇴 시스템 가입자들의 혜택을 경감 또는 훼손한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리사 매디건 일리노이 주 검찰총장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히고 주대법원에 이를 긴박한 사안으로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리노이 주는 1천억 달러(약 110조원)에 달하는 공무원 연금 기금 부족으로 주 재정이 미국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주의회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이 정치적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개혁 입법에 오랜 기간 난항을 겪다가 지난해 비로소 극적인 타협안을 도출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연금 인상폭은 낮추고, 연금 수령 연령을 늦추는 것 등이다.
또 은퇴자 혜택을 줄이는 대신 현직 공무원들의 연금 납부액을 인하키로 했다.
하지만 일리노이주 공무원들은 이에 반발, "주 헌법상 공무원 복지 혜택이나 임금이 축소되는 것이 금지돼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실하게 연금을 납부하면서 주민을 위해 봉사한 공무원들이 개혁의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일리노이주 법원은 앞서 주 정부가 공무원 은퇴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법원은 지난 7월 주 공무원 은퇴자들이 "건강보험료가 은퇴자 혜택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공무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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