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조국 사퇴” 외친 인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개천절(3일) 집회에 이어 6일 만에 다시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인파가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 북단인 세종대로(왕복 10∼12차로) 광화문 삼거리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1.2km 구간을 메웠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만 시민 자격으로 집회에 참가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文 대통령 불통에 화나…독재 같다"
아이와 함께한 부모 "민주주의가 뭔지 보여주고 싶었다"
2030세대 "정권이 바뀌면 정의 세상이 될 줄 알았는데…실망"
집회 참가자들 "동원이 아닌, 내 의지로 집회 참여…폄훼 마라"
3일 개천절에 이어 9일 한글날에도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해 "조국 사퇴" "문(文) 정권 심판"을 외쳤다. 집회 참석자 상당수는 기존 보수 정당이나 보수단체가 ‘동원’한 것이 아니라 ‘조국 사태’에 분노해 스스로 집회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2030세대도 거리로 나와 문재인 정부의 불통과 위선을 지적했다. 부산·강원·충남 등 전국 곳곳에서 새벽에 출발해 상경한 참석자도 많았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이날 집회에선 20~30대 젊은 층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수원에서 왔다는 직장인 임모(39)씨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데 지난 개천절 집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 모습을 봤다"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통령의 불통에 화가 나서 오늘 난생 처음 집회라는 것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동네 선배 김모(38)씨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모(37)씨는 "나는 진보, 보수 어느쪽도 아니다. 이번 사태는 가족과 후세에 심각한 고민을 던져준 사건이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집회에 나오게 됐다"며 "청와대가 우리 같은 30대가 집회에 나오게 된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했다. 김씨도 "이런 나라를 아이에게 물려줄 수 없어서 시민의 양심에 따라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서울대생 집회에 참석한 서울대 출신 직장인 박모(33)씨는 "개인적으로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때도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정권이 바뀌면 더 정의롭고 좋은 세상이 될 줄 알았다"면서 "정권만 바뀌었지 지금은 오히려 더 부정의해진 것 같다. 약속과는 다른 모습만 보여줘서 실망스럽다"고 했다.
서울대 동문 권모(여·32)씨도 "젊은 후배들이 나서 주는 게 기특해서 나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해 휴일을 반납하고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조 장관이) 트위터에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나쁘다고 말한 것을 본인은 해왔다.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광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회원은 "조국과 임종석, 문재인 덕분에 온 국민은 주사파 정권의 실체를 알게 됐다"며 "국민들이 하나가 됐고, 이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만들자"고 했다.
자녀와 함께 가족 단위로 집회에 참석한 부모들도 있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태극기를 든 젊은 부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노년층 부모가 장년층 자녀와 함께 팔짱을 끼고 집회에 참석한 광경도 보였다.
8세 딸과 함께 온 이종빈(45)씨는 "여야 정치를 떠나서 서민 입장에서 보면 분노가 치미는 일들이 많다"며 "의혹이 이렇게 많으면 내려오는 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슈를 떠나서 거짓말, 위선적인 모습이 가장 화가 났다"고 했다.
아내·두 자녀와 함께 거리로 나온 한신(49)씨는 "정부가 하는 짓이 답답해서 나왔다"며 "아이들에게 ‘앞으로 너희가 살아갈 나라’라고 하면서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나오게 됐다"고 했다.
◇ "누가 동원한 게 아니라 내 의지"…전국서 모여든 5060
‘조국 사퇴’ 집회를 ‘동원된 집회’라고 보는 일부 여권에 대한 강한 반발도 나왔다. 또한 지방에서 새벽에 버스와 기차를 타고 온 5060세대도 많았다.
박봉옥(64)씨는 부산에서 새벽 6시에 버스를 타고 상경했다. 박씨는 "조 장관을 구속하고 문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집회에 참석했다"며 "나 말고도 ‘부산여성100인행동’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이귀영(62)씨는 "문 대통령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준다고 했지만, 안보를 해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범법자를 장관으로 만들고 수호하고 있다"며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줬다. 국민이 명령한다. 조국을 구속하라"고 했다.
강원도 화천에 사는 조모(여·47)씨는 전날 대학생 딸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하룻밤을 묵었다고 했다. 조씨는 "문 대통령이 하는 일이 독재 같아 보여 화가 난다. 조 장관은 철면피 같은 모습으로 위선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집회 참석은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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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9/20191009021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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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조국 규탄' 광화문 보수 집회.."천만명 모였다"(종합)
광화문 일대 보수집회 참가자로 혼잡
전광훈 "참석자 1000만명 돌파했다"
일파만파·서울대 등 광화문 곳곳 집회
한글날 행사 불가능.."치워라" 소동
범투본 집회→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김남희 수습기자, 최서진 수습기자 =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범보수 단체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주최 측은 10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이날 정오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진행 중이다.
범투본 총괄대표를 맡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은 무대에 올라 "참석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며 "앞으로는 서울역까지, 뒤로는 청와대까지 종로와 서대문이 가득 찼다"고 밝혔다.
조 장관 옹호·규탄 집회 참석자 수를 두고 양측의 세 싸움이 반복되면서 경찰은 공식적으로 집회 참여인원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조국 문재인 이건 아니다' '문재인 퇴진! 조국 감옥!'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본무대에서 이어지는 연사들의 발언에 응원과 환호를 보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인사들도 개인 자격으로 현장에 얼굴을 비쳤다. 다만 발언에 나서지는 않았다.
집회 참가자의 연령대는 지난 3일 개천절 집회보다 높아진 모양새다. 대부분 중노년층으로 관측됐다. 간혹 포착되는 청년 참석자들은 언론 및 SNS 방송의 카메라를 피하는 듯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모습이다.
충청도 단양에서 왔다는 이길성(71)씨는 "시국이 너무 답답해 충청도에서 올라왔다"며 "각종 의혹이 있는 조국을 끝까지 임명하는 것은 모종의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설명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조국 같은 사람에게 법치를 논하는 법무부 장관을 맡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충청도의 민심도 심상치 않다"며 "조국이 물러나지 않는 이상 민심은 돌아서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온 이홍순(61)씨는 "우리나라의 정의와 상식이 실종됐다"며 "조국은 검찰개혁을 외치지 말고 본인의 도덕성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나라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어 남편과 함께 올라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을 화나게 하지 말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북구에 사는 이운석(38)씨는 "오늘 근무하는 날인데 대휴까지 쓰고 나왔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주 광화문의 물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많은 의혹에도 조 장관을 임명해야 했다면 그 이유를 국민에게 소명하는 자리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녀의 입시에도 권력을 이용한 사람에게 검찰 개혁을 맡길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광화문역을 기준으로 반대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우파 단체 일파만파의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운동 및 조국 사퇴 촉구집회가 진행 중이다.
군복을 입고 모인 노년층 참가자들은 영정으로 꾸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밟고 서 "빨갱이를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화문역 한 켠에는 서울대학교 집회추진위원회도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은 조 장관 자녀가 서울대에서 인턴예정 증명서를 받은 것을 비꼰 '인턴십활동 예정 증명서' 1000부를 배부했다. 이와 함께 조 장관의 과거 발언에 대한 퀴즈도 진행됐다.
광화문 일대에 모인 이들 단체는 범투본을 중심으로 본집회 후 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후 6시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기로 계획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글날 행사 '2019 한글문화큰잔치 한글을 빛낸 여성이야기'는 진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행사 관계자는 "광장 사용권은 우리에게 있는데 시위 참석자가 (광장을) 점령해서 광화문 앞쪽 부스는 아예 쓰지 못하고 있다"며 "1년 내내 준비한 행사인데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국가에서 집회를 막는거냐"며 행사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노인은 "행사 천막을 찢어버리겠다"며 칼을 찾는 등 소동을 벌여 관계자들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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