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미생활/자전거

자전거 바퀴가 작으면 잘 안 나가나요?

그랜드k 2014. 9. 24. 04:38

Q. 자전거 바퀴가 작으면 잘 안 나가나요?
A. 아니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전거 바퀴는 16인치 이하의 미니벨로 바퀴부터 29인치 MTB 바퀴까지 종류에 따라 사이즈도 다양합니다. 이토록 다양한 바퀴의 크기와 속도의 상관관계에는 사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바퀴의 크기만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바퀴의 크기와 속도 그리고 그 외 변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바퀴의 사이즈
16인치, 24인치, 26인치, 700c, 29인치 등 다양한 사이즈의 자전거 바퀴들이 존재하는데, 이 수치와 단위들은 대개 바퀴 지름의 길이를 의미합니다. 정확히는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의 바퀴 지름을 의미하는 것이죠. 때문에 각기 다른 크기의 타이어를 장착 후 바퀴 사이즈를 측정하면 그 수치가 조금씩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니벨로와 같은 작은 자전거는 20인치 이하의 바퀴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사이클이나 MTB와 같은 자전거들은 26~29인치까지 비교적 큰 바퀴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자전거는 용도 별로 다양한 사이즈의 바퀴를 사용합니다.

바퀴의 구조
바퀴는 크게 림(Rim), 스포크(Spoke), 니플(Nipple), 허브(Hub)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퀴의 정가운데에서 축을 구성하며 바퀴가 구를 수 있게 하는 핵심장치인 허브, 바퀴의 테두리이자 타이어가 장착되는 부분을 림이라 하며, 허브와 림 사이를 튼튼하게 이어주는 부품을 스포크라고 하며 이는 곧 바퀴살을 의미합니다. 결국 다양한 사이즈와 종류의 자전거 바퀴들은 이러한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baqui 28호 '바퀴스쿨' 참고)

바퀴의 크기와 속도의 상관관계
라이더의 역량과 주행자세 그리고 그외 환경적 조건들이 같다고 가정했을 때, 바퀴가 크면 한 바퀴 회전할 때 진행 거리도 커지기 때문에 당연히 작은 바퀴에 비해 멀리 달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인치의 바퀴가 1회전을 하면 진행거리가 1.57m이지만, 26인치의 바퀴가 1회전 하면 진행거리가 2.07m로 20인치에 비해 0.5m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퀴의 크기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그림-바퀴 크기에 따른 1회전 시 이동 거리

기어비 일반적인 자전거의 경우 프레임의 가운데 하단(페달 부분)에 큰 톱니바퀴 모양의 '체인링'이 달려 있고 뒷바퀴에는 작은 톱니바퀴들 즉, '스프라켓'이 장착되어 있죠. 큰 체인링과 작은 스프라켓을 사용하면 페달링이 무거워지는 대신 페달을 1바퀴 돌릴 때 바퀴는 많이 돌아가게 되며, 반대로 작은 체인링과 큰 스프라켓을 사용하면 페달링이 가벼워지는 대신에 페달을 1바퀴 돌릴 때 바퀴 회전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변속 시스템을 '기어'라고 하는 것이죠. 기어를 잘 사용하면 언덕은 가벼운 페달링으로 쉽게 오르고 평지와 내리막에서는 무거운 페달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톱니바퀴들은 각각 크기가 서로 다른데, 그 크기에 따라 톱니의 갯수도 차이가 납니다. 대개 톱니 수를 'T'라고 표기하는데, 기어비란 각기 다른 톱니 수를 가진 기어들의 비율을 뜻하며 페달을 한 바퀴 돌릴 때 뒷바퀴가 굴러가는 횟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체인링이 44T, 스프라켓이 11T라면 기어비는 44를 11로 나눈 4가 되며, 이는 곧 페달을 1바퀴 돌릴 때 바퀴는 4번 회전한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이 비율이 클수록 페달을 한 바퀴 돌리 때 자전거가 그만큼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앞서 언급한 20인치 바퀴와 26인치 바퀴를 예로 들면, 기어비가 5인 20인치의 미니벨로가 한 번 페달링으로 7.85m를 나가고 기어비가 4인 26인치 MTB가 한 번의 페달링으로 8.28m를 나가게 되기에 이 둘은 같은 시간에 어느 정도 비슷한 거리를 갈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작은 바퀴도 기어비를 높이게 되면 큰 바퀴의 자전거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타이어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타이어의 폭도 중요합니다. 타이어의 폭이 넓으면 접지되는 면적이 넓어져 지면과의 마찰력이 커지기 때문에 폭이 좁은 타이어보다 속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로드 사이클처럼 포장된 도로에서 빠른 속도를 중요시하는 자전거들은 얇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리고 같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바퀴의 경우에도 타이어의 공기압에 따라 속도가 달라집니다. 바람이 빠진 타이어의 경우 지면과의 닿는 면적이 커지므로 마찰력 역시 커져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죠.

또한 타이어 종류도 속도에 영향을 끼칩니다. 타이어 역시 용도별로 다양하게 종류가 나뉘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라면 타이어의 종류에 따라서도 속도에서 차이가 나게 됩니다.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에 따라 종류를 나눌 수 있는데, 여기서 트레드 패턴이란 타이어에 새겨진 무늬를 말합니다. 일반도로에서는 트레드가 적으면 마찰력도 적어 속도를 내기 유리하고, 트레드가 울퉁불퉁하거나 많을수록 길이 거친 곳을 달리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만약 도로 위에서 트레드가 많은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트레드가 적고 매끈한 타이어를 사용할 때 보다 속도가 느려지게 되겠죠.

하지만 '속도'와 '거리'는 엄연히 말하자면 다른 개념입니다. 때문에 기어비나 타이어의 종류, 공기압 등이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임은 맞지만, 바퀴가 작은 자전거도 적절한 공기압을 유지해 주고 상황에 맞는 타이어와 기어비를 선택한다면 얼마든지 바퀴가 큰 자전거와 나란히 달릴 수 있다는 얘기죠. 결국 속도는 엔진의 차이라는 것 입니다.

글: 김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