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들이 20일 긴급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건과 관련해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며 “이런 극단적 행위가 일상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이러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 하지만 법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1심만 3년 2개월이 걸렸고, 2심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 구속하지 않아 그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것이 재판인가. 후원금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전 의원도 기소된 지 4년 2개월 만에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의원 임기(4년)를 다 채우고 난 뒤였다. 법원이 불의를 저지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황운하 의원은 1심 징역형 선고에만 3년 10개월이 걸렸다. 우리법 출신 판사가 무려 15개월간 본안 심리를 진행하지 않은 탓이다. 황 의원은 임기 다 채우고 또 의원이 됐다. 판사들이 재판이 아니라 정치를 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한 판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돌연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법조계 상식을 넘어서는 극단적 판결이었다. 알고 보니 이 판사는 정치적 편견을 여러 차례 인터넷에 올렸던 사람이었다. 결국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그런데도 법원은 이 정치 판사에게 ‘엄중 주의’ 처분만 내렸다. 지금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재판은 그야말로 지지부진이다. 이 대표가 하는 재판 지연 작전을 법원이 거의 다 받아준 결과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TV 토론에서 한 거짓말은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다’라는 황당한 대법원 판결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젠 많은 국민은 재판이 진실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판사의 성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불만과 분노가 이번 난입 사태의 한 배경이 된 것은 아닌지 법원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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